중국 공안에 체포됐던 재(再)탈북자 김광호 씨 부부와 딸이 우여곡절 끝에 국내로 귀환했다. 북한으로 송환되면 극형을 피하지 못했을 김 씨 가족이 다시 자유의 품에 안겨 천만다행이다. 중국이 북한의 송환 요구를 거부하고 처음으로 한국 국적자인 탈북자를 서울로 보낸 의미도 크다.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탈북자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요청한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
김 씨 가족은 탈북→한국 정착→입북→재탈북으로 이어진 험난한 행로를 걸었다. 북한은 김 씨 가족을 유인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공작과 선전전을 계속할 것이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언제든 ‘제2, 제3의 김광호’가 나올 수 있다.
북한은 1월 처지가 같은 다른 탈북자와 함께 김 씨 가족을 기자회견장에 내세워 “회유와 공작으로 남조선으로 끌려갔다”며 거짓말을 하도록 시켰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재입북자 4명의 기자회견을 열어 남한을 비난했다. 북한은 탈북자까지 포용한다는 것을 과시해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국제사회에는 남한이 탈북자들을 끌고 갔다고 선전하기 위해 탈북자 입북 공작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착 탈북자가 2만4000명을 넘어섰는데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김 씨를 잘 아는 탈북자단체 대표는 2009년 자발적으로 국내에 들어온 김 씨가 처가 식구를 데리고 나오기 위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김 씨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그의 처제와 처남은 이번에 한국으로 오지 못했다. 그들은 북한으로 송환되면 다른 탈북자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두 사람의 한국행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비인도적 처사다. 정부는 이들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