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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양성화 FIU법 후퇴… 세수 차질”

입력 | 2013-08-20 03:00:00

■ 朴대통령 ‘증세없는 복지’ 거듭 확인
“최근 3년간 복지 누수 6600억, 기본부터 바로잡아 낭비 줄여야”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정치가 국민의 입장에서 거듭나 국민의 삶을 챙기는 상생의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정보원 댓글 문제를 따지는 것만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며 “야당 대표와 회담을 하더라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두고 서로 머리를 맞대면 얼마나 좋겠느냐”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정치권을 겨냥하며 언급한 사례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FIU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이다.

FIU법은 국세청이 현금 거래를 살펴보며 이상 징후를 포착했을 때 금융정보분석원이 보유한 의심거래보고(STR)와 2000만 원 이상의 고액현금거래(CTR)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탈세의 원천이었던 지하경제에 대한 세금 징수를 용이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세청의 정보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따라 국세청이 정보를 받는 데 여러 견제장치를 뒀다. 청와대와 국세청은 이 때문에 최대 1조∼2조 원의 탈세를 막을 수 없게 됐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국내 대기업과 외국회사 간 합작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曾孫)회사를 세울 때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대기업 지배구조 투명화 정책에 따라 지주회사로 전환한 SK, GS그룹 등의 손자회사들은 외국회사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가 없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기업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거쳐 외국인 신규 투자 지분이 10% 이상인 합작법인에 대해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50% 이상만 가져도 되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하기로 했지만 6월 국회에서 대기업 경제력 집중을 부추긴다는 야당의 반발로 통과가 무산됐다.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의 9600억 원 규모의 울산 파라자일렌 공장 투자, GS칼텍스와 다이요오일, 쇼와셸의 1조 원 규모의 여수 파라자일렌 공장 투자 등 2조3000억 원가량의 합작 투자가 물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