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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독점생산 의약품 공급거절한 녹십자 제재

입력 | 2013-08-21 03:00:00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체할 수 없는 의약품을 독점 생산, 판매하면서 도매상에게 약을 부당하게 공급하지 않은 녹십자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20일 공정위에 따르면 의약품 도매상 A사는 2010년 2월 서울대병원의 헤파빅 구매 입찰에서 낙찰자로 결정돼 1년 동안 3만3600병을 공급하기로 했다. 낙찰 가격은 한 병당 보험기준가(24만8000원)보다 2.3% 싼 24만2296원이었다. 정맥주사용 헤파빅은 간이식 환자가 B형 간염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혈액제제 의약품으로 국내에 대체 의약품이 없다.

그러나 녹십자는 물량이 한정돼 추가 공급이 불가능하다며 공급 요청을 수차례 거절했다. 결국 A사는 다른 도매상으로부터 서울대병원 낙찰가보다 비싼 24만8000원에 헤파빅을 조달해 서울대병원에 납품해야 했다. A사는 납품 지연 배상금과 타도매상으로부터의 구매가격 차이로 인해 총 1억5000여만 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녹십자는 전년도에 헤파빅을 6만3622병 초과 생산해 충분히 의약품을 공급할 여력이 있었다. 그러나 병원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통해 의약품을 싸게 공급 받자 이를 막기 위해 해당 도매상에게 불공정하게 공급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약업체가 의약품 유통시장의 경쟁을 억제하고 약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