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한국광물자원공사(당시 대한광업진흥공사)와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는 2003년 7월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 정촌흑연광산 공동개발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인 2004년 3월 착공해 2006년 4월 우리 기술로 선광(選鑛)장을 준공한 후 2007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이 광산 매장량은 625만 t으로 연간 제철 내 화물용 흑연 3000t을 생산해서 50 대 50으로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광물자원공사는 당시 채광 선광 및 운반설비 등에 현물로 60억 원을 투자했고 북측은 광업권 노동, 전력 및 용수 등을 제공했다. 그 후 생산제품이 2007년 말 550t, 2010년 300t 등 모두 850t이 반입됐다. 남북 간 합의에 의한 첫 북한산 광물의 반입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산업적 가치가 있는 희토류 매장량은 1위인 중국이 8900만 t, 그 다음이 독립국가연합 2100만 t, 미국 1400만 t 등이다. 따라서 북한이 내놓은 자료가 사실이라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더욱이 4800만 t의 약 97%가 경희토류다. 경희토류는 원자번호가 작은 원소들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조명등용 3색 형광분말, 농업용, 보건의학용 등으로 쓰인다. 북한에 가장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희토류는 배터리촉매제로 주로 사용하는 란탄(La)과 세륨(Ce) 그리고 LCD디스플레이용으로 사용하는 이트륨, 하이브리드자동차 영구자석에 많이 들어가는 디스프로슘(Dy) 등이다.
2010년 5·24조치 이후 남북한 지하자원 공동 개발도 모두 중단되어 있다. 아쉽게도 남북 관계가 중단된 사이 희토류를 포함한 북한의 여러 유망 광물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2011년 11월 30일 마지막으로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때 개성공단 북측연락소에서 한 북한 관계자가 희토류 샘플을 손에 쥐여주면서 “하루 속히 북과 남이 예전처럼 협력할 수 있도록 합시다. 다음에는 평양에서 만납시다”라고 했던 말이 귀에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