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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100억 위조수표 주범, 한달에 15억 펑펑

입력 | 2013-08-22 03:00:00

백화점 돌며 8000만원 명품 쇼핑… 유흥업소 女종업원에 5000만원 팁
내연녀에겐 1억7000만원 ‘선심’




올해 6월 발생한 국민은행 100억 원짜리 위조수표 사기사건의 주범 나경술 씨(51)는 범행 이후 한 달 동안 무려 15억 원의 거금을 펑펑 쓰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나 씨는 현금 100억 원 중 51억8000만 원을 챙겼다. 그는 범행 직후인 6월 중순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을 찾아 해외 고급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500만 원짜리 가죽벨트를 비롯해 양복과 구두, 넥타이, 지인들 선물 등 8000만 원어치를 샀다. 나 씨는 또 애인처럼 지내온 유흥업소 여종업원에게 5000만 원을 주고 내연녀에겐 1억7000만 원을 줬다. 그는 7년 전 이혼한 상태다. 나 씨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유흥업소 여종업원은 이 돈으로 개인 빚을 갚았다.

나 씨는 또 술집 유흥비로 1억 원, 기존 외상 술값 변제에 1억 원, 빚 변제에 3억5000만 원을 썼다. 아들 부부에게 2억 원, 평소 거래를 해온 지인에게 2억5000만 원을 아낌없이 나눠줬다. 나 씨가 이런 식으로 7월 12일 검거 직전까지 쓴 돈은 모두 15억7500만 원이었다. 나 씨는 또 13억 원을 지인에게 빌려주고 10억7000만 원을 산업채권 등에 투자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주범 나 씨를 포함해 37명을 검거해 8명을 구속하고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100억 원의 피해 금액 중 11억9000여만 원을 현금으로 압수했고 나머지 제3자에게 건네진 나 씨의 투자금 등 23억여 원을 몰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여종업원이 제3자에게 갚은 5000만 원은 받은 사람이 범죄 수익인 줄 모른 채 받았을 경우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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