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오염수 바다로 흘러갔을수도”
3등급은 1997년 이바라키(茨城) 현 도카이무라(東海村) 핵연료 재처리 시설에서 화재와 폭발 사고가 났을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오염수 처리 문제가 원전 사고 수습의 ‘폭탄’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상 탱크에서 새어나온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전 용지에서 바다로 연결되는 도랑 측면에서 이날 오후 시간당 6mSv(밀리시버트·방사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단위)의 높은 방사선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는 1mSv다. 일본 정부는 7일에도 매일 300t의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사능 오염수가 지상에서 지하에서 속수무책으로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사고 원인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전력은 탱크의 이음 부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다른 탱크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오염수 저장탱크 1060기 가운데 누수가 생긴 것과 같은 종류는 약 350개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는 건물 내부와 지하 수조, 지상 탱크를 합해 약 43만 t에 달한다. 여기에 지하수 유입으로 매일 400t의 오염수가 늘고 있다.
지상 탱크의 총용량은 41만2000t. 이미 80%가 넘는 34만 t이 채워져 한계상황에 임박했다. 지하 수조에 채웠던 2만4000t의 오염수도 4월 유출 사고가 확인됨에 따라 지상 탱크로 옮겨 담아야 한다. 도쿄전력은 지상 탱크 용량을 2015년까지 70만 t, 2016년까지 80만 t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이번 탱크 누수 사고로 전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직접 개입을 선언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