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신데렐라가 찾아왔다.
작은 얼굴에 동그란 눈망울, 크고 귀여운 입 등 이국적인 이목구비로 등장과 동시에 화제를 모은 배우 하연수(23). 낯선 이름 세 글자는 드라마 제작발표회 후 순식간에 각종 포털 사이트에 도배됐다. 그는 대중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한껏 높이며 ‘신데렐라’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신예의 탄생을 알렸다.
하연수는 최근 종영한 Mnet 뮤직 드라마 ‘몬스타’에서 주연 민세이 역을 맡았다. 어눌한 말투와 수줍은 표정 등 인터뷰를 위해 만난 하연수는 민세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연수는 연기를 시작하기 전 미술을 공부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가 서울에 홀로 올라온 것도 미술을 전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는 합격한 대학교에 가지 않았다.
“입시를 준비하며 정말 열심히 그림을 그렸어요. 제가 행복하려고 그림을 그린 건데, 어느 순간 ‘이 정도 그렸으면 됐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즈음 지금 소속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하연수는 데뷔 스토리도 신데렐라를 닮았다. 소속사 직원이 한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하연수를 발견했고, 수소문 끝에 하연수가 다니던 직장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4개월 동안 소속사의 끈질긴 설득과 저의 고민이 이어졌죠. 그러다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해온 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만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두근거리는 목표를 갖게 됐어요.”
연기를 시작한 하연수는 지난해 8월 영화 ‘연애의 온도’에 조연으로 캐스팅돼 연기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약 6개월 뒤 드라마 ‘몬스타’의 주연 자리를 꿰찼다.
하연수는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지만, 이내 이국적이고 독특한 외모가 단점이 되기도 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데뷔 전에도 ‘혼혈’이라는 오해를 수없이 받았어요.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 혹은 연변에서 왔느냐’고 물으세요. 독특한 외모가 장점이 되지만, 연기보다 얼굴이 더 부각되는 것 같아 아쉬움도 남아요.”
배우 하연수는 이제 시작이다. 그의 말처럼 신데렐라라는 말도 좋지만, 따라붙는 수식어는 한때일 뿐. 중요한 것은 ‘하연수’라는 이름이 어떻게 기억되느냐다.
“저와 잘 어울리는 캐릭터, 재미있는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어요. 그런 작품을 통해 저만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 정점을 넘어섰을 때는 불우한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고요. 또 먼 훗날에는 차기작 ‘감자별 2013QR3’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순재 선생님의 눈빛을 닮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모든 것을 다 알고 이해하는 듯한 그런 눈빛이요.(웃음)”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