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진이 마그마 자극땐 대재앙…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매우 낮아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쿠라지마 화산 폭발의 영향으로 후지 산이 당장 폭발할 것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 화산 폭발은 지진 같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물리적 힘에 의해 발생하는데 두 지역이 매우 멀리 떨어져 있어 후지 산까지 지진의 여파가 도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대규모 지진이 화산활동을 발생시킬 수는 있지만 반대로 화산활동이 지진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며 “사쿠라지마 화산 폭발이 900km나 멀리 떨어져 있는 후지 산의 지각층을 자극해 지진이나 화산 폭발을 유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일본 본토인 혼슈의 남쪽부터 동쪽까지 있는 3개의 바다인 난카이(남해), 도난카이(남동해), 도카이(동해) 지역에서는 1361년경부터 약 100년을 주기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1361년, 1707년 도카이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다른 지진에 비해 규모가 컸고, 지진해일(쓰나미)과 화산활동을 유발시켰다. 실제로 후지 산도 도카이 지역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 직후인 1708년에 폭발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주기를 고려해 볼 때 마그마를 자극할 만한 큰 규모의 지진이 2000년대에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도 후지 산 폭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후지 산에서 30km가량 떨어진 하코네 지역에서는 하루 150회 이상 미세한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후지 산 폭발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휴화산인 백두산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판의 가장자리가 아닌 판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일본열도의 지진이 백두산 마그마를 자극할 가능성은 낮다. 판경계부 지진에 의한 백두산 폭발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또 “다만 백두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폭발할지는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윤선 동아사이언스 기자 petit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