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136명 머물 텐트 23동 다 쳐놨더니… 뭐! 폭우에 잠겼다고?
또 한 번 고생길 열리나 했는데, 이영돈 채널A 상무가 그에게 처음 맡긴 임무는 언뜻 보기엔 너무 싱거웠다. “MT 간다고 생각하고 같이 즐기다 오면 돼. 방송 분량은 20분만 뽑히면 되는데, 그것도 뭐, 내 토크로 채우면 되니까 부담 느끼지 말라고. 분량 안 나오면 방송 안 내도 돼. 시청자가 와서 착한 먹거리를 먹고 즐기도록 하는, 일종의 대국민 서비스니까.”
16일 방영된 ‘여름 특집-착한 먹거리 캠프’ 얘기다. 이 상무는 ‘놀러가자’고 했지만 장 PD는 왠지 그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았다. 우선 강원 영월의 펜션 앞마당에 시청자들 중 뽑힌 참가자들이 하룻밤 머물 텐트 23동을 치는 것부터 장난이 아니었다. 계속 내리는 비를 맞으며 10명 남짓한 인원이 종일 매달려야 했다.
이 모든 걸 녹여버린 건 이 상무의 ‘아이돌급’ 인기였다. “위기의 순간에 나와서 슈퍼히어로처럼 한 번 입을 풀어주니까 사람들 불만이 눈 녹듯 사라지더군요. 누가(시청자) 누구(이 상무)에게 그렇게 무조건적인 호감을 표현하는 장면을 평생 본 적이 없었어요.”
참가자에게 깜짝 즐거움을 주기 위해 텐트에 미리 숨어있던 이 상무를 발견한 만삭의 임신부 참가자가 팔짝팔짝 뛰던 장면을 장 PD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남편분이 그러더군요. ‘애 떨어질라.’”
이 상무의 ‘팬 관리’도 아이돌급이었다. “캠프 프로의 일환으로 착한 먹거리 조리법을 가르쳐주는 시간이었는데 설명이 잘 안 들려 요리를 따라 하지 못하는 분들이 생겼죠. 상무님이 제작진에게 ‘(촬영이고 뭐고) 다들 달라붙어서 가르쳐드려’라고 하셨죠. 작가며 PD가 다 카메라 앞으로 몰려나오는데 이 영상을 나중에 어떻게 편집하나 눈앞이 캄캄해졌어요.”
지원에서부터 25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참가자들의 절절한 사연도 장 PD를 울렸다. 어머니에게 신장을 이식해준 뒤 대학생인데도 싱거운 어머니의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며 먹어야 했던 아들은 ‘착한 부대찌개’를 먹으며 어머니와 함께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저도 왠지 어머니 생각이 나서 혼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