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도일을 읽는 밤마이클 더다 지음·김용언 옮김/276쪽·1만3000원/을유문화사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워싱턴포스트 서평 전문 필자인 저자는 책을 통해 셜록 홈스의 영광스러운 그늘에 가린 도일의 실제 삶과 방대한 저작을 소상히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도일은 어려서부터 친구들을 주위로 불러 모으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도일이 모친에게 보낸 서간문들을 소개하며 작가로서의 야심과 계획을 엿볼 기회도 제공한다.
홈스를 주인공으로 한 추리물에 비해 덜 알려진 도일의 역사모험물이나 판타지 소설을 여럿 소개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책의 장점이다. 저자는 이들 작품의 명문장을 발췌해 실으면서 도일은 추리작가를 넘어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시대의식을 박진감 넘치는 문체에 실어 나른 당대의 저평가된 명작가라고 주장한다.
홈스 시리즈에 가려진 도일의 숨은 명작, 도일이 사랑한 작가와 작품명의 나열만으로도 책은 ‘도일 포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셜록 홈즈로 보는 스토리텔링의 모든 기술’이라는 부제는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도일의 절묘한 어휘 선택과 문장력을 자세히 설명한 글이 많다. 당신이 홈스의 팬인 데다 영문학도이기까지 하다면 이 책을 원서로 구해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