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거리미술제’ 9월 23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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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거리갤러리 미술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나비야’ 벽화 작품. 칙칙하던 광복동 뒷길인 ‘쌈지골목’을 명품거리로 변모시켰다. 부산 중구 제공
부산 중구는 2011년 ‘발길 닿는 곳이 갤러리, 눈길 가는 곳이 화랑’이란 슬로건으로 첫 행사를 시작했다. 칙칙한 골목길에 색깔과 이야기, 창의적 상상력을 입혔다.
올해 마련되는 세 번째 갤러리는 다음 달 23∼27일 국내 최대의 헌책방 골목인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과거와 현재를 담아낸다. 주제는 ‘보수동거리 감성을 읽는다’다. 주제를 담은 벽화, 입체조형물, 아트 퍼니처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25∼30일 공모한다.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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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거리갤러리 미술제가 펼쳐진 광복동 뒷골목 ‘쌈지골목’의 벽화. 영화 친구를 주제로 필름을 형상화했다. 부산 중구 제공
지난해 진행된 제2회 거리갤러리는 동광동 인쇄골목∼부산기상관측소∼남성초등학교 510m 구간에서 펼쳐졌다. 이 인쇄골목은 1960년대 형성돼 아직도 인쇄매체의 과거와 현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간. 부산기상관측소 자리는 100여 년의 역사와 건축 외관을 보존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 이에 따라 행사 주제도 ‘천·지·인(天·紙·人)’으로 했다. 하늘과 종이와 사람이 소통하는 거리문화를 만들자는 의미였다.
골목길에 들어서면 최우수상을 받은 ‘동광동 고바우’ 작품이 마치 만화책의 일부를 찢어 벽에 붙여 놓은 것처럼 정겹게 맞는다. 김성환 화백의 4컷짜리 시사만화 ‘고바우영감’을 지역 특성에 맞게 그렸다. 폐가 철문과 담장을 이용해 책과 책장으로 묘사한 ‘꿈꾸는 책장’, 담벼락에 붙어 있는 건반에서 동요가 흘러나올 듯한 벽화는 어제와 오늘을 융합해 내일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2회 거리갤러리 미술제가 펼쳐진 동광동 인쇄골목의 ‘꿈꾸는 책장’ 벽화. 폐가 철문과 담장을 이용해 작은도서관을 연출했다. 부산 중구 제공
올해 행사가 열릴 보수동 일원은 오밀조밀한 골목의 매력이 스며 있는 곳. 현재 중구에서는 지역문화 아이콘으로 부활시킬 ‘책 문화타운’ 용역을 시행 중이어서 거리갤러리가 완성되면 책방골목과 연계한 또 하나의 명품 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숙 중구청장은 “앞으로 시티투어 코스 개발, 사진 콘테스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골목에 그림과 이야기를 입혀 중구 거리를 밝고 아름다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