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女농구 대표팀 맡은 위성우 감독
“10월 亞선수권 성적 부담 크지만 초보 감독 때처럼 차근차근 준비… 속공-강한 수비로 높이 약점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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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감독 2년차에 여자 농구 국가대표팀 지휘봉까지 잡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10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빠른 농구와 강한 수비로 2007년 대회 이후 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42)은 걱정이 많았다. 6월 여자농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그는 “경험이 일천한 제가 대표팀을 이끄는 자체도 버거운데 최근 남자 대표팀이 정말 잘하고 돌아와 부담이 큽니다.”
남자 대표팀은 11일 필리핀에서 끝난 아시아선수권에서 16년 만에 월드컵 출전 티켓을 따냈다. 위 감독은 남자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으로 국내 농구 인기가 살아나는 듯한 분위기여서 여자 대표팀도 10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를 해 월드컵에 나가게 됐지만 여자 대표팀은 준우승을 해도 잘했다는 소리 못 듣습니다. 우승을 해야 됩니다.” 한국 여자농구는 2007년 대회에서 우승했고, 2009년과 2011년 두 대회 연속 준우승했다.
통화를 끝낸 그의 휴대전화를 보니 배경화면에 ‘오늘만 생각하자’는 문구가 보였다. “대표팀 맡고서 한 며칠 잠도 설치고 고민도 하고 그러다 쓴 겁니다. ‘내일 고민은 내일 하자’ 뭐 그런 다짐인 거죠.”
그는 신한은행 코치로 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 감독이 됐을 때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초짜 감독인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감독 데뷔 해에 그는 네 시즌 연속 꼴찌였던 우리은행에 통합 우승을 안기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아직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팀(우리은행)을 처음 맡았을 때처럼 차근차근 한다면 대표팀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봅니다. 아시아선수권이 끝나고 일주일 뒤 여자농구 시즌이 시작되는데 우리도 농구 인기 부활에 힘을 좀 보태야죠.”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위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코치로 처음 경험해 봤다. “통합 우승을 했지만 제가 국가대표 감독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전화를 받고서는 몇 초간 머릿속이 하얘졌던 것 같아요. 팔자에 없던 국가대표 감독이지만 기왕 맡은 이상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꼭 내야죠.”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