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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이 한줄]경제정책 결정자 18인의 성공 비결은?

입력 | 2013-08-26 03:00:00


《 “경제정책 결정자들은 케인스주의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성공하는 정책 결정자가 되기 위해서는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시각을 조화시켜야 한다. 정부의 능력을 과신하거나 시장의 힘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 모두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

―세계를 뒤흔든 경제 대통령들(유재수 지음·삼성경제연구소·2013년)

저자인 유재수 금융위원회 국장은 2010년부터 3년간 미국 워싱턴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근무할 당시, 근처에 있는 백악관 앞을 지나다녔다. 그때 자주 마주친 그리스 양식의 멋진 동상이 있었다. 주인공은 앨버트 갤러틴이라는 미국의 최장수 재무장관이었다.

‘세계를 뒤흔든 경제 대통령들’은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역사를 만들어낸 경제정책 결정자 18명의 생애와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신생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구축한 알렉산더 해밀턴, 러시아의 산업화를 추진한 경제 차르 세르게이 비테, 브레턴우즈 체제 탄생의 주역 헨리 모겐소 주니어, ‘일본의 케인스’로 불린 다카하시 고레키요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들은 국가 재정위기, 세금 논쟁, 정책 개입 논란 등 직면한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 자신만의 해법을 제시했다.

저자는 사람들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경제정책 결정자들이 경제학 지식 외에 역사학자, 철학자, 정치학자의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주의와 영합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단기적 시각에서 나온 국민의 요구를 민심으로 읽고 이에 영합했던 정책 결정자들은 일시적인 명성을 얻었을지언정 결국 자신의 몰락과 나아가 국가의 위기를 자초했다.”

저자는 역사 속 현명한 지도자는 단기주의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국민에게 긴 안목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은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설득해 내는 능력이 있었다고 말한다.

“정책가들은 시시포스처럼 잠깐의 소홀함으로도 경제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운명을 짊어진 사람들이다. 이기려는 게임이 아니라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앞선 사람들의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고 오늘의 현실에 맞게 수정한 뒤 그것을 다시 뒷사람에게 물려줘야 한다. 이기지 못하는 게임이지만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