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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전략 속도조절론 잇따라

입력 | 2013-08-26 03:00:00

IMF 총재 “신흥국 위기 고려해야”… 日銀 총재 “日 2년간 양적완화 유지”
WSJ “시장의 고난 염두 두고 결정을”




최근 신흥국의 시장 불안에 놀란 세계 경제의 거물들과 주요 언론이 미국이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데 있어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4일 미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폐막된 미 연례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에 들어갈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잘 준비하더라도 출구전략 시행은 다른 나라들에 몹시 힘든 장애물 코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는 만약에 있을 신흥국들의 시장 위기에 대비해 추가 방어선을 구축해야 하며 IMF도 선제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겪고 있는 신흥국들에 대해서는 시장 개입과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는 “모든 중앙은행이 한꺼번에 출구전략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아직도 경기부양을 위한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향후 약 2년간 양적완화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잭슨홀미팅에서 밝혔다. 일본과 EU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면 신흥국에 미칠 미 출구전략의 충격파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매년 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리는 잭슨홀미팅에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총집결한다. 올해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불참해 다소 맥 빠진 분위기였지만 신흥국 외환위기는 뜨거운 이슈였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미팅에서 선진국들이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시행해주길 바라며 신흥국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최대한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연준 인사들 가운데서도 출구전략 시행시기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 노동시장이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낮은 수준인 데다 경제지표가 엇갈려 나오는 만큼 양적완화 정책의 축소엔 신중하게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사설을 통해 ‘최근 신흥국의 시장 불안만을 보더라도 향후 출구전략 시행이 가져올 세계 경제의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장의 고난을 염두에 두고 연준은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의 신흥국 동요는 조만간 진정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신흥국에서 달러 자금 이탈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