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박지성 첫골…클래스를 증명하다

입력 | 2013-08-26 07:00:00

PSV아인트호벤 박지성이 네덜란드 복귀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진가를 과시했다. 박지성은 24일(한국시간) 헤라클레스와 리그 4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41분 천금같은 동점골로 팀의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사진출처|PSV 아인트호벤 공식 페이스북


■ PSV 복귀 2경기만에 헤라클레스전 동점골…1년7개월만에 공식경기 골맛

상대문전서 수비수 2명 따돌리고 번개같은 터닝슛
박지성 “맨유서 많이 겪어본 상황 어떻게 할지 안다”

PSV아인트호벤 박지성(32)이 네덜란드 복귀 2경기 만에 클래스를 증명했다. 후반 중반 교체로 들어간 그는 20분 만에 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박지성은 24일(한국시간) 헤라클레스와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41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뽑아냈다. 문전 앞에서 상대 수비수 2명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돌아서며 오른발 터닝슛을 날려 볼을 반대편 그물에 꽂았다. 2005년 4월 비테세전 이후 무려 8년3개월 만에 네덜란드에서 터뜨린 골이다. 맨유 소속이던 2012년 1월 FA컵 리버풀전 이후 1년7개월만의 공식 골. 경기는 1-1 무승부. 아인트호벤은 3승1무로 리그 2위를 유지했다.

● 큰 경기 경험이 자산

집중력과 끈기가 돋보였다. 박지성은 후반 21분 교체로 들어갔다. 팀 주장인 베이날덤이 갑작스레 부상을 당하자 코쿠 감독은 박지성을 소방수로 긴급 투입했다. 전광판 시계가 80분을 지나자 아인트호벤 선수들의 발은 무뎌졌다. 헤라클레스는 리그 하위권 팀.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는 상대였지만 예상 밖으로 고전하면서 아인트호벤에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박지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 수비수 2명이 박지성을 잡아 넘어뜨리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돌아서며 슛을 날렸다. 득점 직후도 인상적이었다. 동료들이 극적인 동점골에 환호하는 사이 박지성은 골 세리머니 대신 얼른 공을 집어 들고 하프라인으로 달렸다. 동료들에게 빨리 전열을 재정비하라고 손짓 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이런 분위기면 남은 시간 얼마든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그는 네덜란드 방송 ‘NOS’를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런 상황을 겪어봤다.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어떻게 할지를 안다”고 밝혔다. 바로 이것이 코쿠가 박지성을 영입하며 바랐던 역할이었다. 코쿠는 박지성이 맨유에서 7년을 뛰며 얻은 풍부한 경험과 위기극복능력을 동료들에게 전파시켜 주길 원했다. 박지성은 감독이 자신에게 뭘 원하는 지 정확하게 알았고 기대에 부응했다.


● 이제는 AC밀란

박지성의 눈은 이탈리아를 바라보고 있다. 아인트호벤은 29일 이탈리아 산시로에서 AC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을 치른다. 여기서 이겨야 챔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홈 1차전에서 1-1로 비긴 아인트호벤에 AC밀란은 넘기 쉽지 않은 상대다. 하지만 AC밀란을 넘어야 박지성도 살고 아인트호벤도 산다.

박지성은 챔스리그 본선 무대 복귀를 통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아인트호벤 역시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가야 막대한 배당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코쿠가 박지성을 헤라클레스전 선발에서 뺀 것도 AC밀란전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박지성이 AC밀란을 상대로 또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