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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참가한 ‘워싱턴 평화대행진’… 50년전 그 자리에서 인종 화합 염원

입력 | 2013-08-26 03:00:00

오바마 28일 링컨기념관 연설 주목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꿈을 이어받자.”

24일 미국 워싱턴 한복판에서는 인종 화합을 염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워싱턴 모뉴먼트(기념탑)까지 이어지는 대광장에는 수만 명의 미국인이 참가한 가운데 50년 전 ‘워싱턴 평화대행진(March on Washington)’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렸다.

흑인인권단체인 내셔널액션네트워크(NAN),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내셔널어번리그(NUL)가 주최한 이날 대행진에는 미국의 40여 개 정치 사회 종교 단체가 참가했으며 에릭 홀더 법무장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킹 목사 자녀 등이 연사로 나섰다. ‘꿈을 이루기 위한 국가적 행동’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행사에 1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흑인인 홀더 장관은 흑인 선거권 보장을 위해 제정된 투표권법에 대해 최근 대법원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린 점을 지적하며 “투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킹 목사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는 “아버지는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참석한 여러분을 내려다보며 미소 짓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의 총격에 살해된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의 어머니도 참석해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투쟁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워싱턴 대행진 50주년 당일인 28일 킹 목사가 연설했던 링컨기념관 앞에서 인종화합을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1963년 8월 28일 흑인 민권운동의 시작을 알린 워싱턴 대행진은 흑인이 주축이 된 시민 25만 명이 워싱턴에 집결해 인종차별 철폐를 외친 사건이다. 당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킹 목사의 연설은 1964년 민권법과 1965년 투표권법이 제정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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