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와 엎치락뒤치락 순위 다툼… 출판유통심의위 “과열 마케팅 자제를”
조정래의 ‘정글만리’(1∼3권·해냄)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가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2위를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대형 인터넷 서점에서 영화예매권 증정 이벤트를 벌인 민음사에 ‘옐로카드’를 꺼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25일 “출판 유통 건전화를 위한 과열 마케팅 자제를 민음사에 권고하기로 22일 결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사, 출판유통사, 온·오프라인서점, 작가단체 등 대표위원 24명이 모여 출판 사재기 등을 감시하는 기구.
위원회가 지적한 사항은 22일 민음사가 벌인 이벤트다. 이날 민음사는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내고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색채가 없는…’을 구입하는 독자 5000명에게 8000원짜리 영화예매권 증정 행사를 벌였다. 이 예매권은 예스24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색채가 없는…’의 책값은 1만4800원이지만 현행 도서정가제 신간 할인율 10%,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0% 마일리지를 감안하면 책 가격은 1만1980원이다. 여기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영화예매권 가격을 빼면 책 한 권을 사는 데 정가의 3분의 1도 안 되는 3980원만 지불한 셈이다.
전일 판매량을 기준으로 발표하는 예스24 종합판매순위에서 ‘정글만리’ 1∼3권은 19일부터 22일까지 1∼3위를 기록했다. ‘색채가 없는…’은 22일 4위였지만 이벤트 다음 날에는 1위로 올라섰다.
민음사 측은 “이벤트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한 소설이 단독으로 질주하는 것보다는 1, 2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양새가 전체 소설 인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출판사의 정가제 위반 지적에 대해서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문제를 삼기 어렵다. 영화예매권 증정도 우리가 처음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