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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야구단 앞 시인의 방망이 “옴메 기죽어”

입력 | 2013-08-26 03:00:00

남성 시인 야구단 ‘사무사’, 女 국내 최강 ‘나인빅스’와 대결
난타전 끝 17대 20으로 고배




24일 경기 화성시 협성대 운동장에서 성대결로 치러진 시인야구단 ‘사무사’와 여성 사회인 야구단 ‘나인빅스’ 경기. 화성=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국내 유일의 남성 시인 야구단과 최강의 여성 야구단이 성대결을 벌이면 누가 이길까?

2010년 창단한 사무사(思無邪)는 김두안(감독) 이승희(코치) 박형준(투수) 김병호(포수) 등 단원 전원이 시인이다. 같은 해 창단한 나인빅스는 이달 초 열린 KBO 총재배 전국여자야구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강이다.

나인빅스의 서포터로 활동하는 시인의 주선으로 24일 경기 화성시 협성대 운동장에서 두 야구단의 대결이 이뤄졌다. 야구 남녀 성대결을 하면 보통 남성 팀은 나무, 여성 팀은 알루미늄 방망이를 사용하지만 이날 경기는 두 팀의 실력차를 감안해 모두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했다.

경기는 시종일관 화끈한 타격전으로 진행됐다. 사무사는 경기 초반 상대를 만만히 봤다가 1회 초에만 나인빅스에 타자 일순을 허용하며 7점이나 내줬다. 이후 정신을 차린 사무사는 힘을 앞세운 장타를 잇달아 날리며 중반에 경기를 역전시켰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나인빅스의 조직력과 기본기가 빛을 발하면서 점수 차가 줄어들었다.

사무사는 경기 막판 왼손 에이스 김병호 시인과 오른손 에이스 김두안 시인까지 투입했지만 경기는 20-17로 나인빅스의 승리로 끝났다. 최수정 나인빅스 감독은 “다음 주 전국 대회를 앞두고 부상 선수 없이 전력을 점검하려 했다”며 “사무사가 많이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안 사무사 감독은 “여성 야구단이지만 기본기와 체력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며 혀를 내둘렀다. 사무사 주장인 김요안 문학세계사 기획실장은 “승패를 떠나 양팀이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