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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진로목표 생기면 학교성적도 오른다?

입력 | 2013-08-27 03:00:00

자녀 진로교육, 3대 오해와 진실




최근 사회적으로 진로교육이 강조되면서 자녀 진로문제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자신이 자녀 진로교육에 대한 상식을 얼마나 갖췄는지 궁금한 학부모라면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문제] 아래 질문에 O, X로 답하시오.

① 자녀의 진로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② 자녀에게 명확한 진로목표가 생기면 곧바로 성적이 오른다.

③ 진로적성검사를 통해 자녀의 진로적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달 19일(월) 서울 서초구 TMD교육그룹 본사에 모인 교육전문가들은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그렇지 않다(×)”라고 입을 모았다. 위와 같은 생각은 진로교육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긴 오해라는 것. 그렇다면 자녀의 진로교육은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자녀를 글로벌인재로 키우는 교육법을 연구하는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과 진로교육 전문업체 TMD교육그룹의 고봉익 대표, 학교현장에서 수년간 학생 진로상담을 담당하는 이진회 대전대신고 교사가 말하는 진로교육 노하우를 소개한다.


[오해 1] 진로 선택, 적성검사가 해결책?

최근 진로교육이 강조되면서 진로와 관련한 각종 진로적성검사가 늘었다. 이런 적성검사를 잘 활용하면 자녀의 성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검사결과를 ‘모범답안’처럼 생각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검사결과는 대체로 비슷한 성향을 가진 학생들의 평균적인 통계결과를 보여주기 때문. 진로선택에서 중요한 자녀의 개인적 특성까지는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는 “길어야 몇 시간 동안 진행되는 검사에서 나온 결과가 자녀 진로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면서 “오랜 시간 자녀를 지켜본 부모의 안목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부모는 적성검사 결과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특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은 “진로교육을 위해 최대한 다양한 진로체험을 시켜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시간과 비용 등에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면서 “적성검사결과를 토대로 진로교육의 큰 방향을 잡은 뒤, 부모가 이미 파악한 자녀의 특징을 반영해 관련 체험활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면 맞춤형 진로교육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오해 2] 진로는 빨리 결정할수록 좋다?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 대입 ‘입학사정관전형’ 등 진로목표와 입학 후 학업계획을 주요 평가요소로 반영하는 입시제도가 확대되면서 ‘자녀의 진로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는 학부모가 많다.

이에 대해 고 대표는 “빠른 진로 결정보다는 진로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해 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로목표를 일찍 정했다거나, 줄곧 같은 진로 분야 활동만 했다는 사실만으로 입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않는다.

빠른 진로 결정 자체가 자녀의 미래에 반드시 긍정적 영향만 주는 것도 아니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뒤늦게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신이 몰랐던 정보를 접하면서 언제든지 꿈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공 소장은 “진로 관련 강의와 교육과정 등을 통해서 자녀 진로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면서 “공부를 하면서 자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바로 적용해본 뒤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맞춤형 진로지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해 3] 진로목표 생기면 학교 성적도 오른다?


적잖은 학부모가 ‘자녀가 진로를 결정하면 자연스럽게 학교 성적도 오르겠지’라고 기대한다. 진로목표가 생겼다는 사실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의 필요성을 깨우쳤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진회 대전대신고 진로진학상담 교사는 “꿈이 생겼어도 기초 학업 능력이 부족한 성적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성적이 오르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또 진로목표가 생긴 뒤 자신의 진로 분야와 직접 관련된 교과목에 대한 성적은 오르지만 다른 교과목 공부는 소홀히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이 생긴 자녀가 ‘훌륭한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데 수학 미적분 문제를 푸는 게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며 공부 및 비교과활동 ‘편식’을 하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

고 대표는 “부모가 ‘아이에게 꿈이 생겼으니 무엇인가 달라지겠지’라고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거나 요구하면 부모와 자녀 간의 또 다른 불신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서 “과도하게 간섭하기보다는 자녀가 스스로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공부와 각종 활동의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만식 기자 nom77@donga.com

TMD교육그룹은 ‘진로교육 강연콘서트-진로교육 부모가 답이다!’를 서울 및 주요 광역시에서 다음달 2∼6일 연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와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이진회 대전대신고 진로교사가 강사로 나선다. 설명회는 △9월 2일 대구 △9월 3일 대전 △9월 4일 서울 △9월 5일 광주 △9월 6일 부산에서 열린다. 홈페이지(www.happycoach.co.kr) 또는 전화(1599-7109) 예약 필수.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