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통기타 선율 들으며 책 읽고… 갤러리 들러 그림 보고…산장호텔-증심사 자락 예술촌 변신
무등산권문화회의는 인간과 자연의 소통을 위해 무등산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고 있다. 옛 산장호텔 야외무대에서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넵도! 내비도 콘서트’에서 등산객들이 나무그늘과 바람소리를 벗 삼아 음악을 듣고 있다. 무등산권문화회의 제공
○ 산장호텔의 화려한 변신
산장호텔은 1959년 교통부가 광복 후 국내 명승지에 건립한 국내 최초의 관광호텔이다. 경치가 아름다운 숲 속 호텔로 알려지면서 1960년대에는 신혼여행 장소로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후반에는 세미나 장소로 각광을 받았고 1980년대는 민주화 인사들의 비밀모임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시설이 낡고 주변에 관광지가 개발되면서 투숙객의 발길이 끊겼다. 한때 식당과 커피숍으로 운영되던 호텔을 1999년 원효사가 인수했다. 3년 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 4월 무등산권문화회의가 이곳에 둥지를 틀면서 산장호텔은 시민과 문화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문화예술 향기 가득한 무등산
무등산 증심사 자락은 뛰어난 풍광과 예술공간이 어우러져 ‘제2 예술의 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학동 배고픈다리에서 증심사에 이르는 거리에는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 국윤미술관, 의재미술관, 예술가들의 스튜디오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2007년 서양화가 정송규 씨가 건립한 무등현대미술관은 자연 친화적인 설계와 빼어난 디자인으로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작품’이다. 아담한 조각공원과 갤러리를 갖춘 서양화가 우제길 화백의 미술관과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 화백의 예술혼이 깃든 의재미술관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린 갤러리’다. 지난해 2월에 개관한 광주전통문화관은 방문객이 크게 늘어 토요상설무대를 일요일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전통국악공연 및 문화예술행사, 무형문화재 전승교육으로 지역 대표 예술명소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6만6000명이 다녀갔다. 광주시는 증심사 자락 성촌마을에 2016년까지 ‘아시아 아트컬처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창작공방, 전통갤러리, 야외미술관 등을 갖춘 전통 한옥형 예술촌으로 꾸밀 계획이다. 서양화가 박지택 씨(전 광주시립미술관장)는 “증심사 거리가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주변 산세 및 숲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야외 조각공원이나 상설 공연장 등 ‘아트밸리’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