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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16세… 리디아 고, 아마 첫 LPGA 2승

입력 | 2013-08-27 03:00:00

■ 캐나디안오픈 2연패




16세 소녀의 손에 골프 역사가 번번이 달라지고 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는 지난해 8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디안오픈에서 역대 최연소(15세)로 우승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1년이 흘러 26일 캐나다 앨버타 주 에드먼턴의 로열 메이페어GC(파70·6403야드)에서 열린 캐나디안오픈. 10대의 나이에 당당히 타이틀 방어에 나선 리디아 고는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코스 레코드 타이인 6언더파 64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해 2년 연속 우승의 목표를 완성했다. 2위 카린 이셰르(10언더파 270타·프랑스)를 5타 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LPGA투어에서 리디아 고 같은 아마추어가 2승을 거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아마추어 2연패도 최초. 아마추어 우승 6회 중 2승을 리디아 고가 장식했다. 아마추어 랭킹 1위인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프로와 아마와 통틀어 매기는 세계 랭킹을 19위에서 7위까지 끌어올렸다. 리디아 고는 “LPGA투어 역사는 잘 모르지만 내가 역사의 한 부분이 됐다니 멋진 일”이라며 기뻐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부터 LPGA투어에 14차례 출전해 한 번도 예선 탈락한 적이 없었다. 상금 97만 달러(약 10억8000만 원)에 해당하는 성적이지만 아마추어여서 단 1달러도 받지 못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는 이셰르에게 돌아갔다. 그래도 리디아 고는 “상금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언제든 기회는 다시 온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필드에는 ‘천재’라는 찬사를 듣던 10대 유망주가 쏟아졌지만 리디아 고는 차원이 다르다. LPGA투어 2승을 포함해 프로 대회에서 이미 4승째를 거뒀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기록한 파온 후 퍼트수(1.730개), 평균 퍼트수(29.03개), 평균 타수(70.513타) 등은 모두 10위 이내에 해당한다. 이날도 싸움닭으로 불리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유럽의 신예 카롤리네 헤드발(스웨덴)과 챔피언조에서 맞대결을 펼쳤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압도했다.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혔다. 이번 대회에서 리디아 고는 페어웨이 안착률 80%, 그린 적중률 77.8%를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이셰르는 “아마추어에 16세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어떤 두려움도 없어 보였다”고 칭찬했다.

차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리디아 고의 프로 전향 시기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중대 결정을 내리기에 16세는 너무 이르다. 적절한 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미셸 위처럼 스탠퍼드대에 진학하겠다는 희망을 밝혔던 리디아 고는 LPGA 측에 입회 가능 연령(18세) 규정의 예외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경(하나금융그룹)은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공동 5위(8언더파 272타)로 마쳤다. 박인비(KB금융그룹)는 공동 13위(4언더파 276타)에 머물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