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수석회의 발언 의미5자회담 고수… 민주 ‘양자’ 거듭 촉구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가정보원 개혁을 강조하고 여야 지도부와의 민생회담을 제의한 것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논란 정국을 끝내고 민생을 고리로 출구를 찾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국회에 오른 경제민주화,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지하경제 양성화 투자 활성화 법안은 국민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경제, 민생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하반기 국정 운영도 성과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정치권의 정쟁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을 위해” 민생법안 입법에 협조해 달라고 야당을 강하게 압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정치권 모두 산적한 민생을 위해 정쟁을 접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국민을 위해 협조할 것은 초당적인 마음으로 임해줘야 경기도 살리고 국민들의 삶도 나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민생과 거리가 먼 정치와 금도(본래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의 뜻으로 사용한 듯)를 넘어서는 것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정치를 파행으로 몰게 될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다”라며 강한 어조의 비판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5자회담 제의를 거부하고 양자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형식(5자회담 대 양자회담)과 내용(민생 대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에서 박 대통령과 야당의 간극이 커서 짧은 시간 안에 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에 대해 “과거로부터 이어진 비리와 부패의 관행을 보면서 그동안 과연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로 비애감이 들 때가 많다. 지난 정부에서 국정원 개혁을 왜 하지 않았느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정치권이나 외부에서 부당하게 개입해 노사관계를 왜곡시키는 일이 발생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