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한반도에는 아직 단 하나의 태풍도 오지 않았다. 강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중국 남부 지방부터 한반도까지 뒤덮으면서 길목을 막아준 덕분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고 있으면 중국 쪽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제15호 태풍 콩레이(KONG-RAY)의 예상 진로가 심상치 않다.
15호 태풍 콩레이는 26일 오후 3시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460km 해상에서 발생해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 중이다.
27일 오전 3시 현재 중심기압 996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시속 68km의 약한 소형 태풍으로, 시속 13km의 속도로 북북서진 중이다.
우리나라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태풍 콩레이가 제주도 먼바다에서 오른쪽으로 꺾여 일본 열도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JTWC는 15호 태풍 콩레이가 9월 1일 일본 혼슈 남동부 교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 기상청은 태풍이 더 느리게 이동해 2일 이후 일본 열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15호 태풍 콩레이가 일본이 아닌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측이 맞는다면 1일부터 제주도 등 남부지방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15호 태풍 콩레이가 앞선 태풍과 달리 중국으로 향하지 않고 북상하는 이유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약해졌기 때문. 8월 중순부터 9월 초가 되면 이 고기압 세력이 조금씩 약해져 일본 열도 부근까지 움츠러든다. 이때 태풍은 수축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우리나라 쪽으로 진행한다.
올해는 49일간의 긴 장마 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유달리 강하게 한반도에 오래 머물면서 열대지방에서 발생한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콩레이'는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산의 이름에서 따왔다. 태풍의 진로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채널A 영상]4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