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주식회사’ 단짝, 대학 시절로 돌아가다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의 주인공 캐릭터 설리(아래)와 마이크.
당시 ‘몬스터 주식회사’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랑받았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주요 업무는 괴물 세계의 주요 에너지원인 아이들의 비명을 모으는 것. 눈 세 개, 다리 네 개 달린 주식회사 사원들은 깊은 밤 벽장을 통해 인간 세계에 잠입해 아이들을 겁줘 비명 에너지를 모은다. 비명이 클수록 에너지는 꽉 찬다.
어린이가 주요 관객인 애니메이션에서 흉측한 괴물을 주인공 캐릭터로 내세우는 것도 당시에는 파격이었다. 하지만 ‘몬스터 주식회사’는 선입견을 깨고 서울에서만 관객 55만 명을 모았다.
둘은 청운의 꿈을 안고 몬스터 대학교, MU에 입학한다. 학교에서 인기가 높은 ‘겁주기 전공’ 수업에 참여한 두 사람. 하지만 겁주기 전공을 이어 가려면 경연대회 입상이 필수다. 둘은 다른 몬스터들을 모아 ‘울지 마 까꿍’ 팀을 결성해 겁주기 대회에 출연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기기묘묘한 몬스터들은 매혹적이다. 울지 마 까꿍 팀의 멤버들만 봐도 그렇다. 엄마를 닮아 눈 다섯인 스퀴시, 샴쌍둥이처럼 머리 둘 달린 테리, 털북숭이 긴 다리의 괴물 아트, 오징어 빨판이 달린 손을 가진 칼튼이 팀을 이룬다. 제작진은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미식축구 경기 장면에는 5000종류의 몬스터를 등장시킨다. 설리와 마이크 등 괴물들의 표정 연기도 살아 있다.
다만 ‘몬스터 주식회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뭔가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대학생 몬스터들이 벌이는 성장담은 대학 생활을 한 관객이라면 예측 가능한 일들로 채워진다. 캐릭터가 주는 소소한 재미에 비해 에피소드는 상투적이고 이야기는 예측 가능하다.
영화의 제작사는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다. 1986년 스티브 잡스가 조지 루카스 감독에게서 픽사를 인수한 뒤 처음 내놓은 ‘토이 스토리’(1995년)는 전 세계에서 3억 60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벌어들였다. 지금은 월트 디즈니가 픽사를 소유하고 있다. 우연치 않게도 잡스의 생애를 다룬 ‘잡스’(29일 개봉)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