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불만이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기업 인사담당자 3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가장 변별력 없는 스펙으로 ‘학점’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대학 졸업생의 90%가 B학점 이상을 받았다는 교육부 조사도 있다. 대학 교육을 불신하는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평가방법을 사용한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를 실시하고 있고, 현대차도 인적성검사(HKAT)를 본다. 두산은 아예 입사지원서에서 학점 기재란을 없앴다.
▷미국의 200여 개 대학이 졸업고사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내년 봄부터 졸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측정하는 ‘대학수학평가(CLA+)’를 본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대학의 A학점 비율이 지난 60여 년간 3배로 뛰어올랐다. 기업들이 학점을 믿지 못하자 대학들이 학생들의 ‘시장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내놓은 게 졸업고사다.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컬럼비아 등 전통의 명문대학들이 들어있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