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981년 문화대혁명 4인방(四人幇) 재판 이후 최대의 정치 재판이 열리고 있다. 중국 법원은 독립기관이 아니라 공산당의 하부조직이다. 보시라이 전 충칭(重慶) 시 서기에 대한 중국 법원의 심리는 공산당 지도부가 벌이는 ‘정치쇼’ 같기도 하고 반(反)부패운동 분위기도 풍긴다. 부정, 부패, 축재, 치정, 배신, 살인으로 얼룩진 ‘막장 드라마’는 중국 관료사회의 내부를 들여다보게 해준 창(窓)이나 다름없다.
중국 지도부는 부정부패로 얼룩진 공산당 고위 간부를 일벌백계(一罰百戒)함으로써 관료사회에 경종을 울리려고 했을지 모르겠다.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국민에게 부패 척결 의지를 과시하려는 뜻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권부(權府)의 악취가 진동했다. 실권자가 챙긴 수십억 원대의 뇌물과 천문학적인 공금 횡령도 모자라 그 자식까지 누리는 특권은 중국 사회가 뼛속까지 썩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당국은 재판 내용을 전하면서 입맛에 맞지 않는 내용은 검열을 통해 가차 없이 가위질했다. 여전히 인터넷 검열을 하고 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도 통제하고 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중국에는 사법권 독립은 물론이고 진정한 의미의 언론·출판 및 표현의 자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