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45개 조사항목 중 대구의 미래에 매우 부정적인 내용은 ‘대구 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가 무엇입니까’에 대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가장 많은 20.9%가 ‘더위와 추위가 심한 도시’를 꼽았다. 이어 ‘모른다’ 18.5%, ‘섬유패션의류도시’ 12% 순이었다.
사람이든 지역이든 국가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느낌, 인상)는 참으로 중요하다. 매력이나 호감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첫인상이 ‘덥고 추운 곳’이라고 여기는 현실은 매력이나 호감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매력이나 호감이 떨어지는 지역이라면 기업이나 관광객 유치도 어렵다.
대구의 첫인상(이미지)으로 가치 있는 것이 적지 않다. 2011년 지구촌 이목을 집중시킨 육상선수권대회, 10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를 유치한 에너지 도시, 의료관광이 활발한 메디시티, 확산되는 미소친절 시민운동, 사과를 처음 재배한 창조사과의 도시, 한국뇌연구원이 들어서는 두뇌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국가과학산업단지 등 자랑할 만한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기업(대구텍)도 대구에 있다.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의 ‘달(達)’은 ‘막힘없이 트이다’라는 뜻이다. 대구(大邱)는 글자 그대로 ‘큰 언덕’이지 작은 분지가 아니다. 버핏은 투자 최고 원칙을 ‘미래 가치’라고 했다. ‘더운 대구’는 사실과 맞지 않는 데다 미래 가치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대구시장과 기초단체장 8명은 대구시민들이 자부심과 설렘으로 매력적인 대구 이미지를 고를 수 있도록 만들 1차 책임이 있다. 단체장들부터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는 답답함이 이어지면 대구시청 벽에 걸린 ‘미래가 튼튼한 대구를 함께 만듭시다’라는 현수막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