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여배우는 빨랐다. 행사장은 이미 여름에서 가을로 옷 갈아입기를 마친 스타들로 넘쳐났다. 전지현 역시 서정적인 무드를 지닌 가을 여자가 되어 돌아왔다.
컨템포러리 액세서리 브랜드 ‘루즈 앤 라운지’ 광고 캠페인 속 그녀는 지극히 페미닌한 원피스와 크림색 니트, 톤 다운된 버버리 코트, 가죽 부츠 등을 멋스럽게 소화하며 많은 찬사를 받았다.
올 여름 리드미컬한 패턴과 톡톡 튀는 비비드 컬러가 패션계를 장악했다면, 가을은 좀 더 진중해질 필요가 있다. 부드럽고 차분한 아이보리 계열, 에크루 컬러가 뉴 컬러로 주목받고 있는 것.
매 시즌 페미닌의 정수를 보여준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과 세린느는 일찌감치 에크루톤으로 쇼를 구성해 감수성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에크루 컬러는 어떤 차림에도 잘 어울리는 것이 최대 장점. 부드러운 질감의 니트와 고급스런 울, 코튼 소재를 선택하면 한층 깊은 가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화이트보다 정적이고 브라운보다 부드러운 에크루 컬러로 이번 시즌 옷장을 따뜻이 채워보길.
HER BAG
그녀의 방안은 온통 에크루색으로 가득하다. 옅은 브라운 가죽 소파에 기대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그녀는 온몸으로 가을을 음미하듯 나른하다. 깔끔한 블랙 앤 화이트 룩에 흐린 노란빛이 감도는 그레이 토드백을 들고 잔잔한 브라운 부티를 신어 더욱 인상적. 나무 탁자 옆으로 뒤죽박죽 쌓인 오래된 책들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한층 높인다.
HER KNIT
부드러운 베이지 시폰 원피스에 포근한 아이보리 니트를 껴입고 갤러리에 들어선 그녀는 누구보다 감성적이다. 고즈넉이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은 화보가 아닌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듯. 톤 다운된 풀잎 스퀘어 백을 메고 카메라를 들고 있는 그녀에게서 가을 여인의 향기가 진하게 전해져 온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트렌치코트의 물결. 화이트 셔츠에 낙낙한 크림 베이지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나무 계단을 조심스레 오르는 그녀. 이그조틱 문양이 패치워크된 가죽 쇼퍼백이 트렌치코트와 어우러지며 룩에 포인트를 더한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가을 석양빛이 아련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글·안미은<우먼 동아일보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labrid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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