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디-이센스-스윙스-다이나믹 듀오(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아메바컬쳐·브랜뉴뮤직
가족 비난 금물…한 두 차례만 주고받아야
지난 주말 래퍼들의 수위 높은 ‘디스 전쟁’으로 힙합계가 뜨거웠다. 특정인에 대한 비방과 욕설이 비트 위에서 랩의 운율을 따라 흐르며 청각을 강하게 자극했고, 힙합 마니아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생소했던 대중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힙합 문화라 하지만 지나친 갈등 양상을 빚어내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가질 정도로 비난의 수위가 높았다. 폭로와 인신공격성 내용까지 담고 있어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그렇다면 ‘디스’의 허용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또 ‘디스’는 ‘디스’로만 맞대응하고, 한 두 차례만 주고받는 것이 힙합계 ‘상식’이다. ‘디스 배틀’이 계속 반복되다보면 비난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막장’과 파국으로 치달을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한 쪽이 중단한다. 심한 비방과 욕설은 명예훼손 소송의 위험도 있지만, 래퍼 사이 ‘디스’로는 서로 소송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랩은 랩일 뿐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래퍼들의 ‘디스’는 링 위에서 펼쳐지는 격투기에 비유된다. 두 선수가 링 위에서는 난타전을 벌이지만, 링 밖에서는 서로를 존중해주는 ‘동업자’들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링 안과 밖을 구분하지 못하면 아마추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