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회삿돈 200억 원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전 보광그룹 계열사 대표 김모 씨(53)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는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57)의 동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김영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업체인 U사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이 회사 돈 200억 원 상당을 빼돌려 보광그룹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데 쓴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김 씨는 횡령 혐의 외에도 반도체 사업이 아닌 국내외 부동산과 리조트에 대한 투자를 명목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에 약 400억 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사는 2007년 보광그룹 계열사에 인수됐고 이후 김 씨가 대표이사를 맡아 운영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0년 9월 U사가 매각된 뒤 전직 대표이사였던 김 씨의 횡령·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김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올해 4월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되자 참고인 조사와 증거자료를 추가 수집하는 등 보완수사를 거쳐 이번에 영장을 재청구했다.
김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는 2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김 씨 측은 재판부에 심사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