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 주점. 티셔츠 차림의 양모 씨(38)가 주점에서 나와 2억2000만 원짜리 벤츠CL500 승용차를 가리키며 발레파킹 종업원에게 “내 차니 빼 달라”고 요청했다. 양 씨의 허름한 행색 탓에 종업원이 머뭇거리자 양 씨는 1만 원짜리 지폐를 건네며 “술이 많이 취했으니 생수를 사오라”며 종업원을 따돌렸다. 종업원이 편의점에 다녀오니 해당 차량과 주차장 앞에 걸려 있던 열쇠가 사라진 후였다.
보름 후인 7월 6일 청담동의 한 커피숍 발레파킹 주차장에서는 양 씨의 일당 A 씨가 양 씨와 같은 수법으로 주인 행세를 해 시가 1억5000만 원 상당의 스포츠카인 포르셰 파나메라를 훔쳤다. 양 씨와 A 씨는 미리 훔쳐둔 임시번호판을 붙여 각각 450만 원과 500만 원을 받고 장물 유통업자인 1급 자동차정비사 장모 씨(45)에게 넘겼다.
장 씨는 이들이 넘긴 외제차에 교통사고를 당해 폐차 직전인 같은 차종 차량의 번호판을 붙인 뒤 또 다른 장물업자 황모 씨(46)에게 차량을 팔았다. 장물업자들은 차량을 되팔 때마다 100만 원가량을 남겼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양 씨와 황 씨를 각각 상습절도 및 장물매매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