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단독선두… 넥센, LG 또 울려NC 방망이 대폭발 삼성 9-1 대파SK 9회말 환호… 롯데와 1경기 차
어떤 포수는 수비 때 타자처럼 생각한다. ‘내가 타자라면 지금 이 공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유형이다. 반면 타석에서 상대 포수 관점으로 생각하는 포수들도 있다. 마음속에 포수로서의 자신을 먼저 설정하고 이후 타자로 커가는 방식이다.
포수부터 되고자 한 선수들은 오히려 나중에 종종 대형 타자로 성장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수비 부담을 덜기 위해 포지션을 바꾸는 일이 잦지만 여전히 마음속에는 포수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날 2타점 역전타를 치며 한껏 분위기가 올라있던 LG 포수 윤요섭이 이 수에 말려들었다. 윤요섭은 힘 대 힘으로 한번 붙어보자는 듯 이동현에게 속구 두 개를 연달아 주문했다. 박병호는 첫 번째 속구는 커트한 뒤 두 번째 속구를 잡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두 점짜리 역전 홈런이자 박병호가 홈런 단독 선두로 나서는 시즌 25호 홈런이었다. 넥센은 이 점수를 잘 지켜 4-3으로 승리하면서 이날 경기가 없던 두산과 공동 3위가 됐다.
반면 5위 롯데는 광주에서 KIA에 4-5로 패하면서 공동 3위권과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SK는 박진만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한화에 4-3 재역전승을 거두고 롯데를 1경기 차로 쫓아갔다. 대구에서는 NC가 삼성을 9-1로 꺾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