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늘었지만 계약은 망설여… 회복 기대감에 급매물 걷기도”‘1%대 대출상품’ 은행 상담도 이어져
“오전부터 어제 발표된 전월세 대책의 내용을 묻는 전화가 오네요. 집을 사야 하는지 묻는 사람들도 있고요. 이제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지지 않을까 합니다.”(서울 성동구 옥수동 S공인 대표)
“전세금이 워낙 많이 뛰면서 최근 집을 사야 하는지 문의하는 손님은 많았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망설이는 손님한테 새로 발표된 수익·손익공유형 대출을 알려주려고요.”(경기 김포시 한강신도시 김석훈 부자마을공인 대표)
연 1%대의 저리 장기대출을 포함해 각종 주택구입 지원 방안이 담긴 ‘8·28 전월세 대책’이 발표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에 봄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29일 수도권 부동산중개업소와 본보기집에는 대책 내용을 묻거나 매매를 타진하는 사람이 늘었다. 경기 김포시 장기동 더원공인 대표는 “새로 나오는 대출상품에 어떤 혜택이 있는지, 장단점은 뭔지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문의전화가 오전부터 걸려왔다”고 말했다.
반응은 서울 강북과 경기지역에서 특히 많았다. 수익·손익공유형 대출, 근로자·서민 주택담보대출 확대 같은 혜택을 받는 데다 취득세 인하 폭이 큰 6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 H공인 대표는 “어제부터 매수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6억 원 이하 매물만 찾고 있다”며 “취득세율도 1%로 낮아지고 각종 대출 혜택이 많으니 찾는 사람이 더 늘 것 같다”고 전했다.
아파트 본보기집에도 예비 수요자들이 몰렸다.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의 이재만 분양소장은 “방문객들이 취득세율 인하 내용과 일정을 많이 물었다”며 “기존 집을 팔 수 없어 청약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았는데 취득세가 인하되면 집을 팔기 쉬울 테니 분양받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싸게 내놓은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K공인 대표는 “시세보다 2000만∼3000만 원 싸게 내놓았던 집주인이 오늘 전화해 추석 이후에 파는 게 좋겠다며 매물을 거둬 갔다”며 “매도자들이 대책의 반응을 살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6억 원 이상 주택이 몰린 서울 강남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김경화 주공공인 대표는 “6억 원에서 9억 원 사이 아파트는 취득세율도 그대로다”라며 “강남지역은 이번 대책과 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정임수·장윤정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