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정보국 前분석관 벡톨 박사 “北장교들 알레포市 배치… 포격 조언”
미 국방정보국(DIA) 선임분석관 출신 북한 전문가로 ‘김정일의 마지막 날들(The Last Days of Kim Jong-il)’의 저자인 브루스 벡톨 박사(사진)는 29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과 시리아의 미사일 협력 관계를 자세히 설명했다.
“소련과의 관계가 악화되던 1980년대 후반, 시리아는 탄도미사일의 새로운 구매처로 북한과의 거래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1990년 3월 이종옥 부주석(1999년 사망)이 시리아를 방문했다. 시리아는 걸프전에 참전하는 대가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받은 20억 달러(약 2조2000억 원) 중 5억 달러(약 5500억 원)를 들여 북한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 150기를 구매했다. 이에 더해 북한은 1990년대 초반 시리아 내에 미사일 조립 시설 두 곳도 지어줬다. 시리아는 매년 이곳에서 미사일 30∼50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해온 북한은 시리아 내전에도 깊숙이 개입해 왔다”며 “현재 시리아의 제2 도시로 주요 군사시설이 있는 알레포에만 아랍어에 능숙한 북한군 장교 10여 명이 배치돼 포격 감독과 군사 전략 등을 조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벡톨 박사는 2009년 10월 우리 정부가 부산항에 들어온 컨테이너 운반선에서 적발한 다량의 방호복이 북한이 시리아로 수출하려 한 화학무기 관련 물자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