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위기 겪으며 경제체력 강화… 단기외채 비중 줄여 자금 유출 막아”
신흥국의 외환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이 ‘위기의 승자’라는 평가가 해외 전문가와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고위 관계자와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투자자들이 경상수지 적자가 높고 해외 단기 부채가 많은 신흥국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지만 한국 멕시코 동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무풍지대”라고 보도했다.
또 “한국 등은 싼 달러 자금이 넘쳐날 때 구조 개혁에 집중하면서 탄탄한 경제 기초 체력(펀더멘털)을 다졌다”며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등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WSJ는 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두 차례의 위기를 거치면서 더 강해진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한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의 최대 약점인 해외 단기 부채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올 6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화보유액 대비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외채 비율은 36.6%로,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80%에 가까웠던 2008년에 비해서도 대폭 하락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위기에도 투기성 단기 자금인 ‘핫머니’의 유입과 유출을 둔화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 효과를 얻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