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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한국, 신흥국 위기의 승자”

입력 | 2013-08-30 03:00:00

“두 차례 위기 겪으며 경제체력 강화… 단기외채 비중 줄여 자금 유출 막아”




신흥국의 외환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이 ‘위기의 승자’라는 평가가 해외 전문가와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고위 관계자와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투자자들이 경상수지 적자가 높고 해외 단기 부채가 많은 신흥국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지만 한국 멕시코 동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무풍지대”라고 보도했다.

또 “한국 등은 싼 달러 자금이 넘쳐날 때 구조 개혁에 집중하면서 탄탄한 경제 기초 체력(펀더멘털)을 다졌다”며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등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WSJ는 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두 차례의 위기를 거치면서 더 강해진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한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의 최대 약점인 해외 단기 부채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올 6월 말 현재 한국의 외화보유액 대비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외채 비율은 36.6%로,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80%에 가까웠던 2008년에 비해서도 대폭 하락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위기에도 투기성 단기 자금인 ‘핫머니’의 유입과 유출을 둔화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 효과를 얻고 있다.

HSBC의 외환 전문가인 왕쥐 씨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해외에서 빌린 빚의) 상환 기간을 연장하기보다는 이를 줄여 나간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실제 2008년 1900억 달러에 달했던 단기 외채는 최근 1200억 달러까지 줄었다. 반면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단기 외채는 같은 기간 거의 두 배로 늘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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