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富)가 늘어나면 그 혜택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으로 확대되는 것이 낙수 효과다. 낙수 경제학에선 감세와 탈규제가 성장을 촉진하고,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 중산층도 복원된다고 본다. 미들아웃 경제학은 반대다. 부자 아닌 중산층부터 지원해 두텁게 키워야 한다는 뜻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였던 에릭 류가 만든 말이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중산층 우선 경제학, 또는 중산층 복원 경제학이랄까.
▷미들아웃 경제학은 부자 누진세를 강조한다. 하지만 기업 하기 좋은 환경도 중시한다는 점에서 수구좌파와 다르다. 오바마 역시 제조업 지원에 역점을 두되 노조의 역할 아닌 하이테크 제조업을 강조했다. 교육을 중시하되 ‘쉬운 교육’이 아니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오바마는 열변을 토했다. “의회가 협조하지 않으면 전화기를 들겠습니다. CEO에게 전화하겠습니다. 자선사업가에게, 대학 총장에게, 또 노조 지도자에게 전화하겠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