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울산 현대가 우울증을 말끔히 씻었다.
최악의 8월이었다. 24라운드까지 4경기 2무2패에 그쳤다.
인천 원정과 전북 홈경기에서 2-2로 비겼고, 부산-성남 원정 2연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인천-전북에 승점 1을 챙길 때만 해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 2골을 먼저 내줘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두 골을 따라잡아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뒷심은 곧 사라졌다. 부산에 0-1로 패한 뒤 성남에 1-3으로 졌다. 타격은 컸다. 1~2위권을 다투던 순위가 흔들렸다. 다행히 후유증은 한 달을 넘지 않았다. 강호의 위용은 여전했다.
위기 속에 특유의 철퇴가 되살아났다.
지난 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을 때 울산은 잘 막고 힘차게 휘두르던 ‘선 수비-후 공격’의 효율적 전술운용이 8월28일 25라운드 선두 포항전에서 확실히 먹혔다. 2-0 울산 승. 승점 45로 포항(승점 49)을 바짝 추격했다. 최근 실점 없는 경기가 없고, 그것도 첫 골을 먼저 내줬던 울산은 무실점 완승으로 그간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었다.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의 최근 페이스는 여전히 아쉽지만 다양해진 득점 루트에 울산은 모처럼 웃었다. 현재 46골로 ‘닥공’을 외친 전북(48골·득점 1위)이 전혀 부럽지 않다. 2연패 후 선수단이 자청해 예정보다 빠른 합숙에 돌입하는 등 스스로 뭉쳤다. 작년 울산은 힘겹고 어려울 때마다 고참들을 중심으로 자율 커피숍 미팅을 갖는 등 스스로 움직여 하락세를 금세 타개했다.
김 감독은 “이런 게 바로 울산의 힘이다. 8월이 힘겨웠는데, 마지막은 웃었다. 언제든 어려운 시기가 올 수 있다. 빠른 극복이 관건이다. 정규라운드 최종전(9월1일 강원 원정)도 꼭 이겨 스플릿라운드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겠다”고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