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국의 초점은 초반 상변 백 대마였다. 이세돌 9단은 24로 젖혀 이어 좌상귀 실리를 차지하면서 상변의 백돌을 버리는 듯했다. 참고 1도처럼 백 1, 3, 5로 두면 사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사는 것도 어떻게 사느냐가 관건이다. 이렇게 쌈지를 뜨고 살다 보면 대세를 그르치게 된다. 그래서 버리는 카드를 쓴 것이다.
그리고는 20여 수 더 두면서 국면을 짜보더니 안되겠던지 46으로 상변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부수였다. 그러나 백은 안에서 두 집을 내지 못했다. 결국 포위망을 둘러싼 흑을 공격하기 위해 64로 끊었다. 이후 흑이 잇달아 완착을 두면서 흑이 위태로워졌다. 백도 일찍 끝낼 수 있는 바둑을 놓쳤다. 참고 2도가 그것. 백 1이 양수겸장의 묘수. 흑 2가 불가피할 때 백 3으로 뒀다면 백 15까지 흑이 먼저 잡힌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82로 두는 바람에 흑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그래도 백이 두터운 형세였다. 이후 흑이 패를 만들어 버텨보았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세돌 특유의 흔들기가 돋보인 바둑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