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국 동서대 총장, 부산 12개大-후쿠오카 13개大 교류 컨소시엄 주도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이제 서울만 쳐다보진 않겠다”며 지방대가 독자 생존할 역량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그의 독특한 경력은 유연한 사고의 산물이다. 대학 총장들 사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알려진 이유다. 장 총장은 지난달 26일 만난 자리에서 미국 플로리다 주의 풀세일대를 방문했을 때의 경험부터 언급했다.
“한밤중에도 수업을 하기에 신기하게 생각했는데 심야는 물론 주말에 수업을 하는 교수가 많았다.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수업을 듣는 방식이었다. 방학도 없이 학교가 돌아가니 4년의 학사 과정을 2년 만에 마칠 수 있다. 학과 간 장벽도 없어서 학생이 저절로 융합 학문을 하는 시스템이다.”
디자인학부의 이런 시도는 동서대의 다른 단과대로도 확산될 분위기다. 장 총장은 “학부마다 교수와 학생이 워크숍을 스스로 열어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전공별 특성화 분야를 고민한다”면서 “최근 어느 단과대에서는 학과 간 장벽을 없애 학생 진로를 공동으로 지도하고 교수들이 서로 강의 평가를 하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그는 단과대의 자발적인 혁신 결과물 중에 국제물류학과의 ‘O2O 프로그램’이 특이하다고 전했다. O2O란 ‘Online To Offline’의 약어. 교수들이 다음 학기 강의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학생이 방학 중에 미리 공부하고 학기 중의 오프라인 강의는 발표, 세미나, 기업 탐방, 현장학습을 하는 방식이다. 장 총장은 “교수들이 엄청난 업무 부담을 감수하고 열성적으로 뛰니까 학생도 몇 배로 공부를 한다. 풀세일대처럼 강도 높게 자기 개발을 하는 구조”라고 자평했다.
동서대가 짧은 역사에 비해 교육역량이나 평판도가 급상승한 비결 중 하나로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을 꼽을 수 있다. 국제영화제가 자리 잡은 부산의 특성을 활용해 임권택 감독을 삼고초려해서 만든 대학이다.
동서대는 3월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을 해운대 센텀캠퍼스로 이전해 임권택영화연구소와 자료실, 영화의 전당, 지역방송, 디지털콘텐츠,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가 망라된 산학단지를 만들었다. 장 총장은 “동서대의 연구개발센터와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 및 기업을 이곳에 유치해 지역 콘텐츠산업 구축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추진하는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보면 지방대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을 볼 수 있다. 동서대는 일본연구센터를 통해 8년째 ‘부산 후쿠오카 포럼’을 진행 중이다. 부산과 후쿠오카는 직선 거리가 180km에 불과해 동북아에서 경제통합 모델을 만들어 내기에 적합하다. 6, 7일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8차 포럼에서 부산의 12개 대학과 후쿠오카의 13개 대학 총장이 컨소시엄을 꾸려 대학 교류 방안을 논의한다. 대학이 나서서 민관 교류의 장을 열면 자연히 경제 교류가 늘어나고 지방대와 지역이 함께 활성화된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장 총장은 “지방대의 존립 목적은 지역 발전에 대한 기여에 있다는 게 내 소신”이라며 “동서대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부산 지역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