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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역 추돌’ 4분간 연락안해 2차 충돌

입력 | 2013-09-02 03:00:00

사고후 진입 KTX, 육안으로 보고 감속
무궁화호 기관사 “옆신호 착각해 출발”




8월 31일 경부선 대구역에서 일어난 열차 사고 때 무궁화호와 고속철도(KTX) 열차 간의 1차 충돌 사실이 4분여 뒤 대구역으로 진입하던 KTX 열차에 통보되지 않아 2차 충돌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일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에서 조사 중이지만 1차 사고가 일어난 뒤 하행선 KTX 열차에 연락이 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하행선 KTX 기관사가 육안으로 사고 현장을 확인한 뒤 속도를 줄여야 했다”고 밝혔다.

신호등을 착각해 사고를 일으켰다는 기관사의 진술도 나왔다. 1차 충돌사고를 낸 무궁화호(1204호) 열차 기관사 홍모 씨(43)는 경찰 조사에서 “KTX 열차가 지나는 본선 신호기에 켜진 녹색등을 보고 우리 열차(무궁화호)의 신호기로 착각해 잘못 출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여객전무(승무원) 이모 씨(56) 역시 신호기를 착각해 발차 신호를 보냈다. 또 대구역 운영팀장 이모 씨(55)는 신호등 상황을 확인한 뒤 대기 중인 무궁화호 열차에 “출발해도 좋다”거나 “출발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통보해줘야 하지만 아무런 통보도 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오전 7시 15분경 대구역을 출발해 100여 m를 달리던 부산발 서울행 무궁화호가 대구역 본선에 진입하던 상행선 KTX 열차(4012호)의 옆 부분을 들이받아 객차 9량이 탈선했다. 이어 4분여 뒤 반대편 부산 방향으로 가던 KTX 열차(101호)가 하행선 레일 위로 밀려나 있던 상행선 KTX 열차를 들이받았다. 세 열차를 합쳐 1300명이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사고 순간에는 열차들이 저속으로 운행하던 상태여서 부상자 4명 외에 사망자는 없었다.

대구=장영훈 기자·세종=박재명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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