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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일정도 못잡은 정기국회

입력 | 2013-09-02 03:00:00

양자회동 등 합의 못이룬채 2일 개회
새누리 “이석기 체포동의안부터 처리”
민주당 “원내 복귀” “회군 안돼” 갈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기국회가 2일 시작되지만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아 당분간 파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은 금주 후반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체포동의 요구서를 재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우선 체포동의안부터 처리하자고 주장한다. 체포동의 요구서가 이르면 2일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고 이날 본회의를 개최하자고 민주당에 요구해 놓은 상태다. 이날 요구서를 보고받은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주 후반 ‘원포인트 본회의’를 다시 열어 동의안을 처리하자는 것이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장도 민주당 지도부에 본회의를 빨리 열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은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별개로 통 크게 결단해 체포동의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일정은 나중에 협의하더라도 내란음모 사건 수사에는 국회가 최우선적으로 협조하자는 것이다.

민주당도 체포동의 요구서가 국회로 넘어오는 대로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이석기 의원 문제를 원칙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국가정보원에 동조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고, 이 때문에 국정원 개혁까지 수포로 돌아간다는 판단도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체포동의안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2일 개회식 참석 여부도 의원총회로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가 체포동의안 처리에 합의하더라도 국회가 정상화되기 어려운 분위기여서 나머지 의사일정은 합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내에선 장외투쟁을 접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강경파가 ‘청와대의 태도 변화 없이 회군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박 대변인은 “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의 노숙투쟁과 한 달 넘는 대국민보고대회를 진행하며 국정원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민주당의 전의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1일 이후에야 김한길 대표와의 회동을 예상해 볼 수 있어 정기국회 파행이 10일 이상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10월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정감사 시점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호·민동용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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