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가 작은 점에 대해서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철도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 않지만 고속으로 주행하고 승객이 대규모로 탑승하는 점 때문에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한 국토교통부 철도 당국자는 “31일 철도 사고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 사고가 난 3편의 열차에는 1204호 무궁화호 270여 명, 상행선 4012호 KTX 열차에 460여 명, 하행선 101호 KTX 열차에 600여 명 등 모두 130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사망자 없이 부상자만 4명 발생한 것은 3편 모두 저속으로 운행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도심 구간에서 일어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사고를 낸 무궁화호의 속도는 시속 35km, 주행하던 KTX는 시속 60km 수준이었다. 무궁화호는 역에서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KTX는 무정차 통과였지만 도심 구간이라 속도를 크게 낮춘 상태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는 역을 무정차 통과하더라도 도심에 진입하면 소음 등의 이유로 약 60km로 운행한다. 2차 충돌한 부산행 KTX는 사고 현장을 확인한 기관사가 급히 속도를 더 줄여 피해가 적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정재락 기자·세종=박재명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