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르완다 사태에 비견될 정도로 시리아 내전의 사망자 수가 급증하자 대량학살에 대한 우려로 멀고 가까운 곳에 있는 이슬람의 ‘신성한 전사’들이 시리아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분쟁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에서도 수니파와 시아파 간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 이라크 사람들은 최근 10년간 경험한 것과 같은 최악의 혼란 상태로 퇴보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말이 들려온다. 심지어 터키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로도 확산될 수 있다. 전직 고위 외교 관료는 “(시리아 내전은) 2006∼2008년 이라크에서 일어난 국지적인 종교전쟁과 비슷하지만 더 광범위하며 미국의 적절한 중재가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어떤 전문가들은 세대를 뛰어넘어 지속될 큰 권력 변화의 단초가 될 거대한 충돌을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 간 경계를 새로 획정한 것과 같은 그런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에서 미국의 철수와 재건 전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꽤 명백해졌다. 미국은 이라크에 더 많은 군대를 남겨둘 수 있었고, 폭력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시리아에서도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적절히 개입해 시리아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발 늦었다. 이 때문에 종파 갈등의 불길이 이미 길들일 수 없을 만큼 커졌는지, 미국이 그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전략을 가졌는지 등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향한 공습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보다 광범위한 반종파적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최소한 3개의 전략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차단 전략이다. 각 나라의 내전을 그 국경 안에 묶어 두는 것이다. 두 번째는 화해 전략으로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에서 외교적 기회를 찾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그런 외교적 해결은 거의 모색된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미국이나 다른 외부의 개입이 종파 간 증오를 억누를지, 아니면 더 악화시킬지 명확하지 않다. 유명 외교관인 라이언 크로커는 “외부의 간섭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불편한 진실은 당분간 시리아의 불길이 계속 활활 타오른다는 것이다. 숲에서 발생한 거대한 화재 때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은 그 불길이 잦아들기를 바라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시리아의 화학무기도 문제지만 진짜 끔찍한 것은 중동 지역 그 자체다. 시리아 사태를 다루는 모든 정책을 살펴보면 그것들이 모두 형편없거나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은 상황이 더 나빠져 최악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