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칼럼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
실제로 적잖은 학부모는 자녀가 공부에는 관심이 없으니 차선책으로 진로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는 “정말 진로교육이 공부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느냐”고 거꾸로 묻고 싶다.
우리나라는 ‘공부’와 관련된 것은 세계 1등이 정말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사교육비 1위, 대학진학률 1위, 하루 중 공부하는 시간도 1위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정반대의 일들이 벌어진다.
세계에서 손꼽을 만큼 똑똑한 학생들을 가장 많은 돈을 들여, 가장 오랜 시간 공부를 시켜, 대학에 가장 많이 보내지만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마치 모래성이 무너지듯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1985∼2007년 미국 14개 명문대에 합격한 한인 학생 1400명 중 44%인 616명이 중퇴했다는 한 재미교포 박사논문 내용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이 논문은 많은 한국 학생이 학업을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를 장기적 인생목표 없이 명문대 합격 자체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인생목표가 없는 학생들이 대학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것. 성공의 가치를 모르고 성공하는 것이 불행이듯, 공부의 이유를 모르고 공부를 하는 것 역시 불행한 일이다.
진로교육은 공부를 못해서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진로교육은 그 자체로 인재를 양성하는 훌륭한 교육이며,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교육이다. 진로교육을 받은 학생은 공부하는 이유가 생기고 확고한 인생의 목적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
진로교육, 결과보다 과정 중시해야
과정과 경험이 살아있는 진로교육에서는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진로교육을 제대로 받은 학생은 이러한 스토리를 지닌 ‘히스토리안(Historian)’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역사를 주도하는 인생의 주인공은 과정 중심으로 이뤄지는 진로교육으로 탄생한다. 진로교육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대학을 잘 보내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녀가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인재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인가? 이제 진로교육에 대한 오해를 벗어 던지고 자녀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줬으면 한다.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