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실내공간 세단인줄 알았네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27일 내놓은 ‘K3 쿱’. 기아차는 2009년 포르테쿱을 선보인지 4년 만에 후속 쿠페 모델을 출시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27일 쿠페(문짝이 2개인 날렵한 형태의 자동차) 모델인 ‘K3 쿱’을 선보였다. 2009년 포르테 쿱을 내놓은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도 올 4월부터 아반떼 쿠페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 쿠페가 나온 것을 두고 당시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산 쿠페의 대중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동안 쿠페는 국내 고객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족 단위 이동이 많은 국내 고객 특성과 상대적으로 좁은 쿠페의 실내 공간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차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려는 고객이 늘면서 쿠페 또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쿠페를 통해 대중성과 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 쿠페의 시작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큰형님’ 격인 현대차는 1990년 국산 쿠페의 시초로 평가되는 ‘스쿠프’를 선보였다. 모델명인 스쿠프는 스포츠와 쿠페를 합쳐서 만들었다. 1993년에는 국내 최초로 터보엔진을 장착한 스쿠프 터보도 나왔다. 스쿠프는 1995년까지 총 6만3294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이후에도 ‘티뷰론’(1996년), ‘투스카니’(2001년)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쿠페의 명맥을 이어갔다. 2008년에는 국내 최초 스포츠쿠페로 꼽히는 ‘제네시스 쿠페’를 선보였다. 현재 현대차는 제네시스 쿠페와 아반떼 쿠페, 벨로스터 터보(3도어) 등 총 3종의 쿠페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현대차에 비해 그 역사가 짧은 편이다. 기아차는 2008년 뉴욕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쿱’을 기반으로 2009년 회사 최초의 쿠페 모델인 포르테 쿱(KOUP)을 선보였다. 쿱은 기아차의 영문 첫 글자 ‘K’와 쿠페를 결합해 만든 단어. 포르테 쿱은 2009년 출시 이후 올 7월 단종될 때까지 총 1만9600여 대가 판매됐다. 포르테 쿱은 더이상 생산되지 않지만 K3 쿱으로도 이어져 기아차 쿠페의 상징이 되고 있다.
○ 대중성을 확인하는 시험대
현대·기아차는 쿠페를 탈 때도 승객들이 일반 세단과 동일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3 쿱의 경우 준중형 세단 ‘K3’와 동일한 설계도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뒷좌석 공간이다. 아반떼 쿠페와 K3 쿱에는 좌우 비율을 6 대 4로 분할해 접을 수 있는 폴딩 시트가 공통으로 적용됐다. 사용자 편의에 따라 시트를 접어 공간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뒷좌석에 타거나 내릴 때 좁은 공간으로 겪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좌석에는 워크인 디바이스를 설치했다. 한 번의 조작으로 시트를 접고 앞뒤로 미는 것이 가능해 승하차 시 겪는 불편함을 줄였다는 평가가 많다.
기아차 국내상품팀 관계자는 “신장 180cm의 성인이 탑승해도 불편함을 겪지 않게끔 설계했다”며 “쿠페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