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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펄벅의 숨결 그대로”

입력 | 2013-09-03 03:00:00

부천시, 7일 부천남부역서 40주기 기념행사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펄벅 여사는 1967년 부천에 혼혈아와 전쟁고아를 위한 복지시설 ‘기회센터’를 세웠다. 당시 펄벅재단에 세운 기회센터(펄벅재단 및 소사희망원 ·위 사진). 펄벅 여사는 소사희망원 아이들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었다. 그의 박애정신을 기리는 축제와 기념사업이 부천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천시 제공

올해는 부천시 승격 40주년이자 부천과 인연이 깊었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 펄벅 여사(1892∼1973)가 숨진 지 40주기를 맞는다. 펄벅의 박애정신을 잇는 ‘펄벅축제’가 7일 경인전철 부천남부역 야외 잔디광장에서 열린다.

○ 펄벅의 부천 발자취

1938년 장편 대하소설 ‘대지’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벅 여사는 1960년 문학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친근감을 느꼈다고 한다. 40여 년간 중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동양 문화에 익숙했을 터였다. 그는 1965년 한국에 펄벅재단을 설립한 뒤 1967년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혼혈아를 위한 시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으로부터 기증받은 소사공장을 펄벅재단과 소사희망원으로 꾸몄다.

소사희망원은 1976년 문을 닫을 때까지 2000여 명의 혼혈아동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미용, 양장 기술 등을 가르쳤다. 부천시는 2006년 소사희망원 자리에 2층 높이의 ‘부천 펄벅기념관’을 새로 지어 부천문화재단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펄벅 여사는 혼혈아를 ‘새 사람들’로 불렀다. 혼혈인(새 사람들) 가수인 함중아 오세근 정동권 씨가 소사희망원 출신이다. 이들은 펄벅축제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펄벅은 ‘한국에서 온 두 처녀’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 ‘새해’ 등 한국을 주제로 한 소설 3편을 썼다. ‘새해’는 혼혈아 구제사업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 살아 숨쉬는 ‘펄벅 정신’

펄벅기념관은 펄벅 여사가 쓴 영문판 및 번역본 서적과 초상화, 타자기, 옷가지, 책상 등 유품 300여 점을 전시 보관하고 있다.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 메달은 복제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다문화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이주민 강사를 초빙해 초등학교 3∼6년생 대상의 ‘펄벅다문화탐험대’를 한 달에 두세 차례 마련하고 있다. 나라별 재미난 이야기를 국내 다문화 실상과 연계해 비교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마녀가 들려주는 다문화이야기’는 유아들이 다문화 그림책과 동화구연을 통해 펄벅 여사의 정신을 배우고, 모든 이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체험하는 코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기념관 2층에서는 가족들이 애니메이션 등의 영화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누워서 보는 펄벅시네마’가 이어지고 있다. 이주연 펄벅기념관 학예사는 “펄벅의 문학과 다문화 정신을 키워드로 진행 중인 체험프로그램은 대기자가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올해 7회째를 맞는 펄벅축제는 다문화인 공연, 펄벅문학축제, 주민화합축제로 나눠 진행된다. 부천역사 곳곳에서는 펄벅 여사의 문학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시인으로 등단한 한 주민은 펄벅을 기리는 자작시를 낭송하기도 한다. 032-668-7563∼5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