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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 탄력… 주민-기업 희색

입력 | 2013-09-03 03:00:00

시, KTX역 건립 건의… 사업 본격화
지자체 7곳 가세에 시민추진위 출범도
인근 기업 “비용-시간 크게 줄어들것”




“해외 바이어들이 찾아올 때 동대구역이 너무 멀어 참 난감하죠.”

대구 달서구 갈산동 성서산업단지에서 40여 년 동안 섬유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 대표(57)는 “고속철도(KTX) 정차역이 조금이라도 가까우면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성서단지에서 동대구역까지는 승용차로 대략 1시간 거리. 바이어들을 안내해 공장 견학과 제품 설명을 하면 한나절이 지나가 버리기 일쑤다. 박 대표는 “기름값, 환율 등으로 수출 물류 비용도 만만찮지만 철도역이 떨어져 있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고 대구 서남북 지역 교통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서대구복합환승센터(서구 이현동) 건립 사업이 본격 추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지역 전체 산업단지의 85%를 차지하는 서남북 지역의 접근성이 떨어져 기업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며 서대구 KTX 역사 건립을 건의했다.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서대구 KTX역은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달성군과 경남 창원과의 교통 물류 연계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서단지를 비롯해 달성1차산업단지, 염색산업단지, 3공단 등의 대표들도 지난달 같은 내용으로 대구의 새로운 관문 조성의 필요성을 대구시에 제안했다.

KTX 역 후보지인 서대구복합환승센터 사업은 건설사 부도로 20여 년간 표류하다가 대구 서구가 지난해 지역 장기 정책 과제로 선정하면서 수면으로 떠올랐다. 광역철도와 도시철도, 고속버스, 버스, 택시 등의 환승시설을 이곳에 건립하자는 것. 경부선 철도와 서대구 나들목, 신천대로 등이 가까워 교통 요충지라는 점도 작용했다. 여기다 백화점과 호텔, 문화 및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 역세권을 개발하면 지역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인근 지자체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구 북구를 비롯해 달서구 달성군, 경북 군위군 고령군 성주군 칠곡군 등 7곳의 단체장은 올해 2월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국책사업으로 채택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토교통부와 국회, 대구시 등에 전달했다. 이들 지자체는 “215만 지역민에게 획기적인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생산 유통 문화 등 새로운 경제 벨트와 발전축을 만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대구복합환승센터 시민추진위원회도 출범했다. 시민단체 회원 300여 명은 최근 총회를 열었으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대철 공동위원장은 “복합환승센터를 조기에 건립해 침체된 서구가 발전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는 서울 수서발 KTX 신설 노선을 주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10월 개통 예정이며 하루 51편이 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동대구역 KTX 정차는 1일 왕복 155편 정도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 지역에 KTX 역 추가 건립이 필요하다는 것. 서구 관계자는 “우선 서대구에 KTX 역 건립을 성사시킨 뒤 이어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센터가 들어설 수 있도록 역 규모를 크게 하자고 대구시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국토교통부 등에 수서발 KTX 서대구역 정차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복합환승센터 경제 타당성 조사도 하고 있다. 내년 1월쯤 결과가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단계별 사업 추진이 유력하다.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지자체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민자 유치 등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