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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홍준표 “서울 짝퉁 燈축제 재고해야”

입력 | 2013-09-03 03:00:00

경남 ‘진주 燈축제 지키기’ 지원사격




등(燈) 축제의 ‘지적재산권’을 놓고 다툼을 벌여 온 경남 진주시와 서울시의 감정싸움이 확전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던 경남도가 진주시 편을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본보 6월 28일자 A15면 참조… [부산/경남]진주 “서울 燈축제 중단 안하면 손배소 내겠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사진)는 2일 오전 열린 실국원장 회의에서 “유등축제는 진주시만의 특별한 축제이므로 거대 서울시는 ‘짝퉁 축제’에 대해 재고함이 마땅하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광역자치단체 간 분쟁을 피하기 위해 등축제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했으나 진주시와 서울시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아 입장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관광체육국에서는 진주시, 서울시와 협의에 나서라”고 강하게 지시했다. 서울등축제는 진주유등축제를 베낀 것인 만큼 행사의 중단을 박 시장에게 요구한 셈이다. 홍 지사와 이창희 진주시장은 새누리당, 박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시장이 노이즈 마케팅도 모자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몰아가는 마당에 도지사까지 가세해 갈등을 부채질한다”고 불평했다. 김영숙 특화관광팀장은 “진주시가 많은 단체를 동원하고 예산까지 들여가며 상경 시위를 벌일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무진에서 발전적 방향을 논의한 뒤 (두 시장이 만나) 마무리를 하는 쪽이면 몰라도 ‘축제 중단’만 외쳐대는 진주시 요구는 수용이 어렵고, 올해 행사도 강행하겠다는 태도다.

지난달 31일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졌던 진주의 ‘서울등축제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는 “박 시장이 서울등축제를 즉각 중단하고 진주시민에게 사과해야 사태가 끝난다”며 “서울등축제를 진주시민의 힘으로 중단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자치단체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10월 1일부터 13일까지 진주 남강 일원에서, 서울등축제는 11월 1일부터 17일까지 청계천 일원에서 각각 열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