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2일 잠실구장에선 LG 김기태 감독(왼쪽)이 SK 이만수 감독의 투수교체 방식에 ‘경기포기’라는 강수로 대응하며 큰 후폭풍이 몰아쳤다. 1년이 흐른 2013년 9월 두 감독은 각각 1위 도전과 4강 진입을 놓고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스포츠동아DB
작년 경기포기로 감정 골 깊은 두 감독
‘1위·4강행’ 팀 운명 걸고 맞대결 5차례
오늘 선발 리즈 vs 세든…총력전 각오
1위를 넘보는 LG와 4강의 희망을 이어가는 SK가 3일부터 잠실구장에서 2연전을 치른다. LG와 SK는 이번 2연전을 포함해 앞으로 맞대결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 결과가 1위와 4위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대한 일전은 앞둔 LG 김기태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 지난해 9월 감정대립을 펼쳤던 두 사령탑이 1년 뒤 팀의 운명을 걸고 다시 맞선다. 참으로 얄궂은 운명이다.
● 1년 전 시작된 악연
지난해 9월 12일 프로야구계는 초유의 경기포기 사태로 발칵 뒤집혔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SK-LG전. 0-3으로 뒤진 LG의 9회말 공격 때 SK는 박희수에 이어 이재영, 정우람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아웃카운트가 늘어날 때마다 투수를 바꾼 것. 김기태 감독은 2사 2루서 마무리투수 정우람이 올라오자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내보냈다. 코칭스태프의 만류를 뿌리치고 김 감독이 직접 대타를 기용했다. 프로 데뷔 후 마운드에도 한 번 서보지 못했던 신동훈은 타석에서 방망이를 들고 선 채 삼진 아웃을 당했다. ‘경기포기’로 간주됐다. 당시 김 감독은 “SK가 우리 팀을 무시하는 투수기용을 했다”며 격분했다. 반면 이만수 감독은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오해다”라고 맞받아쳤다. 두 감독 사이에는 깊은 감정의 골이 생겼고, 한동안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김 감독은 이 사건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벌금 500만원과 엄중경고의 징계를 받았다.
현재 삼성과 경기차 없이 승률에서 2리 뒤진 2위에 올라있는 LG의 최종목표는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이다. 남은 23경기 중 SK, 한화와 각각 5차례씩 만난다. 이 때문에 SK와의 남은 경기 결과가 LG의 목표 달성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K도 마찬가지다. SK는 남은 27경기 중 LG, KIA와 각각 5경기씩을 치러야 한다. SK는 3위 두산을 상대로 7승7패, 4위 넥센을 상대로 8승1무4패로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상대전적에서 3승8패로 열세에 놓여있는 LG를 상대로 가능한 많은 승수를 챙겨야 한다.
서로를 꺾어야만 하는 상황인 만큼, 김기태 감독과 이만수 감독은 맞대결에서 총력전을 벼르고 있다. LG와 SK는 실질적 에이스인 리즈와 크리스 세든을 3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1차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두 팀의 운명과 두 감독의 자존심이 걸린 이번 2연전의 결과가 몹시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