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이 어떤 궁합을 이룰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극전사들이 2일 파주 NFC에 소집된 가운데 홍명보 감독(오른쪽)이 손흥민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파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홍명보호 소집 첫날 ‘백만달러짜리 자신감’
홍심?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
골 가뭄? 여기까지 왔는데 꼭 첫 승 선물
경쟁? 전방이든 측면이든 최선 다할 준비
절친? 신욱이형 없지만 일록이 있어 OK!
“여기까지 왔는데 첫 승을 선물로 드리고 싶어요.”
● 홍 감독과 교감 기회
한국은 6일 아이티, 10일 크로아티아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예고한대로 손흥민을 포함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모두 불렀다. 사실 손흥민에게는 ‘팀플레이가 부족하다’ ‘홍 감독 스타일과 안 맞는다’는 꼬리표가 늘 따라 붙었다. 이번에 처음 홍 감독에게 부름을 받았다.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손흥민은 담담했다.
“그런 말 나오는 게 당연하죠. 감독님과 제가 한 번도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선호하는 스타일을 모르잖아요. 서로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요. 부담 없어요. 팀에서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7월 동아시안 컵 3경기와 8월 페루와 평가전까지 4경기에서 고작 1골에 3무1패다. 아직 첫 승이 없다. 물론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지만 중압감은 적지 않다. 손흥민이 대표팀의 골 가뭄을 해갈하고 첫 승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손흥민은 솔직하게 대표팀을 평가했다.
“제가 동아시안컵이랑 페루전 다 봤거든요. 다들 보셨잖아요? 게임내용은 정말 퍼펙트하지 않았나요? 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골이야 들어갈 때도 있고 안 들어갈 때도 있는 거고요.”
그러면서도 자신감 있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감독님께 첫 승을 선물로 드리고 싶어요.”
손흥민은 함부르크 시절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진가를 발휘했고, 레버쿠젠에서는 왼쪽 측면 공격수를 소화하고 있다. 홍 감독이 손흥민을 어느 포지션에 활용할지도 관심이다. 그가 최전방에 서면 지동원(선덜랜드) 조동건(수원 삼성)과 경쟁해야 하고, 측면에 포진하면 절친 윤일록(FC서울)과 주전 다툼을 벌여야 한다. 손흥민은 “그건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지만 두 자리 다 해 봤기 때문에 어느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예전에 대표팀에 오면 늘 장신공격수 김신욱(울산현대)과 붙어 다녔다. 신-흥 콤비, 톰과 제리 듀오로 불렸다. 김신욱은 이번에 제외됐다. 하지만 손흥민에게는 또 다른 절친 윤일록이 있다. 손흥민과 윤일록은 2009년 나이지리아 U-17월드컵 8강을 함께 이끈 주역이다.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다. 손흥민은 “정말 절친이라 해도 안 아까운 그런 사이에요. 친구와 이렇게 대표팀에서 만나 영광입니다”면서 “신욱이 형 없으니 일록이와 한 번 콤비 만들어 보겠습니다”고 당차게 말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